사랑은 은은한 꽃향기를 타고
처음 꽃향기 만난 순간 영화 정보와 소개
2021년 대만에 6부작 미니시리즈로 처음 공개되었다. 영화는 섬세한 감정선과 주연배우의 완벽한 호흡으로 대중적인 관심을 모았다. 2022년 금종상 시상식에서 각본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해서 충분한 작품성 인정받았다. 지난 2022년 2월 제9회 마리끌레르 영화제에서 극장판으로 소개되었다. 덩이 한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주요 출연진으로는 임진희 배우, 정여희 배우, 이역이 연기를 했고 상영시간 102분 15세 이상 관람가이다. 관람객의 평점은 6.69이며, 여자가 8.80으로 조금 높다. 20대가 7.5 30대가 6.5이다. 국내 2015년 퀴어 콘텐츠에 대한 대중의 이해도는 지금과 달라졌다. 최근 1년 사이 국내 시장에서 LGBT의 인식 확연히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BL콘텐츠는 대중의 이목을 끌며 웹툰과 웹소설에 국한되는 포맷을 벗어나 웹두라마, 웹예능까지 확대되었다. GL관계 구도 또한 다양한 코드로 변주하며 대중에게 다가온다. TVN 드라마였던 마인에서 도 주인공 정서현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듯한 암시를 주었는데 알고 보니 그 대상이 남성이 아닌 동성 연인 최수지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기본 설정 안에 담긴 레즈비언 코드를 발견할 수 있었다. 드라마, 시리즈상에서 코드화된 여성 간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대중은 GL의 무드를 자연스레 익히게 되었다. 사회적 감수성이 뛰어난 1020세대에게 다양성이 반영된 콘텐츠는 높은 환호를 얻었고, GL 향하던 대중의 태도도 이전과 달리 수용적으로 변모했다. IP 점유율도 높아지고 있다 수요와 기대에 힘입어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발굴하고자 하는 새로운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다층적인 사회의 모습을 녹여낸 콘텐츠들이 만들어지면서 관객 또한 더 많은 선택권을 갖게 됐다. 100인 1색의 시대를 지나 100인 100색으로 1인 100색의 시대가 도래했다. 초세분화된 입맛을 맞추는 하이퍼 버티컬 세상에서 GL이 어떤 묘미를 만들지 주목된다.
여성 간의 사랑을 말하는 GL은 백합물이다.
여성 간에 사랑을 지칭할 때 명칭에 대한 다양한 유래와 정의가 전해 내려오고 있지만 그중 가장 눈여겨볼 점은 많은 물성 중 왜 백합이라는 꽃을 선택했느냐다. 불투명한 시점부터 상대방에게 시나브로 빠져버려서는, 나 자신부터 상대방까지 부정하고 의심하다가 결국 인정에 다다르는 기본 스토리 구조를 생각하면 은은하게 몸에 배는 꽃향기를 장르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메타포로 이해할 수 있다. 학창 시절 배구부 선후배 사이였던 이밍과 팅팅은 우연한 재회를 빌미로 15년 전 감춰두었던 비밀을 다시 꺼내든다. 그 비밀에는 어떤 꽃향기가 배어 있을까 지인의 결혼식을 방문한 이밍은 같은 식장에서 레즈비언 결혼식을 우연하게 보게 된다. 2019년 아시아 최초 대만이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이후, 여전히 흔하지 않지만 종종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두 번째 우연, 15년 동안 연락이 끊겼던 팅팅을 그곳에서 마주치게 된다. 오랫동안 묻어둔 기억은 어색한 안부 인사와 망설이는 질문으로 생명력을 얻고, 둘이 처음 만난 고등학생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진행은 이밍의 관점으로 진행되어 간다. 매일매일 지루한 나머지 마치 고역처럼 느껴지는 삶 속에서 갑작스럽게 팅팅을 만나고, 먼지 쌓인 사진첩을 들여다보는 듯 옛 기억을 되짚는 것부터 흔들리는 감정을 감내하는 것까지 이밍을 통해서 영화의 내용을 수용해야 한다.
잔잔한 연못에 던져진 돌맹이 하나가 파장을 일으킨다.
이밍과 팅팅은 같은 고등학교의 2년 차이 선후배로 배구팀의 일원이 된다. 배구 경기에서 관중의 관심을 받으며 활약을 펼친 이밍을 보고 반해버린 팅팅은 동아리 가입신청을 한다. 훈련이 끝난 뒤 하굣길을 함께 걷던 둘은 어느새 하루 전체를 서로에게 주며 공유한 것이 더 많아진다. 좋아하는 것을 묻거나 나누기도 하고, 어려운 숙제를 함께 풀기도 하며 엄마의 옥장 속에서 어른 옷을 꺼내 입어 본다. 상대의 몸에 대해 궁금해한다. 성인이 되어서도 이밍은 팅팅의 등장에 흔들리게 된다. 자신의 혼란스러운 감정을 부정하고 외면하려 애써도 결국 팅팅에게 자신의 화살표를 맞추게 된다. 고기능 자폐를 가진 아들을 키우면서 주말에만 집에 오는 남편을 내조하는 이밍은 오래전 그와 함께 유학을 떠날 계획이었다. 유학 시험에 떨어지면서 재수를 하게 되어, 1년간의 공백 기간 동안 둘은 결혼식을 먼저 올렸다가 그러던 중 계획에 없던 임신을 한다. 이밍은 일을 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으로서 투쟁적으로 살고 있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선택은 남편이 한다. 유학을 결정하려는 것도, 홀로 아이를 키워야 하는 것도 남편의 환경에 따라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밍은 남편에 의해 모든 면에서 영향을 받았고 현실은 자신이 계획했던 것과 너무 많이 달라져 있다. 이밍은 의대를 지망할 만큼 영리한 학생이었지만 그녀의 꿈은 사라진다. 이렇게 힘들게 사는 이밍에게 팅팅은 자꾸만 돌을 던지고 잔잔한 연못에 둥근 파동을 만드는 작은 돌멩이 하나가 팅팅이었다. 다른 사람의 몸을 만져 본 적 있어? 어른이 되면 어떤 집에 살고 싶어? 왜 꼭 결혼해야 집이 생긴다고 생각해? 난 네가 좋아. 근데 넌 그렇게 말할 수 있어? 이렇게 팅팅은 이밍에게 말을 건넨다. 이밍은 팅팅을 사랑하는 마음과 별개로 벗어나려 한다. 그 질문들이 자기가 용기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라는 재촉으로 듣는다. 학창 시절에나 성인이 돼서 팅팅에게 흔들린 이유는 자기 확신을 제 손에 쥐고 있는 굳건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팅팅이 이밍에게 말했다. 널 이 집에 너무 가두지 마. 무슨 뜻일까 집 밖에 있는 너, 엄마나 아내가 아닌 네가 좋아하는 것을 생각해 봐. 어린 시절 이밍을 유일하게 기억하고 간직한 팅팅만이 전할 수 있는 조언이며 부탁이기도 하고, 사랑이었다. 팅팅은 자꾸만 깨트리며, 또 이밍은 침입을 조금씩 받아들이며 서로의 세계를 융합시켜 나간다.
온전하게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
집에 높은 의자는 어디 있어? 이밍의 집을 처음 방문한 팅팅이 건넨 말이다. 15년 전, 영화관에서 자신의 집에 하이 스툴을 들여놓을 거라던 이밍의 말을 기억해 낸다. 영화는 철저히 이밍의 관점을 중심에 두고 팅팅 과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교차 방식으로 로맨스를 그려내고 있다. 이밍의 남편과 팅팅과의 비교한다. 태도에서도 차이가 많이 나고 부부간 만연한 남성 중심적 가족문화를 짚어낸다. 이밍의 남편은 아내가 요가원에 다닌다는 사실은 기억도 하지 못하면서 냉장고에 아이가 먹을 음식이 없다며 타박을 한다. 이밍은 남편에게 레시피를 알려주려고 하나 자신이 하냐고 반문한다. 아이가 먹고 싶은 음식점 책을 넘겨준다. 이밍은 가족을 방치하고 나온듯해서 표정이 좋지 않다. 가지 않아도 된다고 팅팅이 말을 한다. 선택권을 이밍에게 주는 점이 남편과 비교된다. 이 작품은 두 여성 간의 사랑을 평범한 사람이면 누구나 겪을 갈등과 머뭇거림을 그리며 죄책감과 애석함을 표현하기도 하고 후회와 용서를 내포하고 있다. 두 여성이 안전하게 사랑할 수 있도록 자신의 정체성을 깨달아가는 과정이나 서로의 사랑을 확신해 가는 과정에서 타인을 절대로 희생양 삼지 않다는 점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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